궁금해서 해석해 봤습니다. 사쿠이시 선생님의 음악에 대한 생각을 들어 볼 수 있더군요^^
더불어 야구만화VS음악만화로 가는 것 같아 뭔가 탐탁치 않은....(네. 야구만화를 잘 몰라서;;)
사쿠이시 선생님 사진은 사정상 생략^^;;


해롤드 사쿠이시 인터뷰 I

「음악」과 「밴드」를 소재로 한 만화는 성공하기가 어렵다고들 말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만화에서는 소리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는 사람이 아무리 열정적으로 「이건 지금 최고의 플레이를 하고 있는 거야!」라고 펜끝에 힘을 넣어도, 읽는 사람의 귀에는 그 「최고의 플레이」가 들리지 않으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였다.
  해롤드 사쿠이시 선생님이 「음악을 그린다」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굳이 도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연히 소리가 나지 않을 만화에서, 소리를 내게 하는 데 성공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이 인터뷰에서, 그것을 중심으로 들어보았다.

음악이라는 것은 정말 신기하다. 거기서 소리가 나는 것뿐인데도,
사람은 어째서 음악 만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걸까. 그 이유는 아마, 아무도 모를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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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만화라는 것이 불안했다.


 

―― 「음악만화를 그리자」라고 생각했던 것은, 언제 였습니까?
 사실, 그렇게 오래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웃음) 「월간 소년 매거진」에서 연재를 하게 되었을 당시에는 야구만화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편집장님이 「『월간 소년 매거진』에는 야구만화가 이미 두편이나 있어. 더이상 야구만화를 늘릴 순 없어.」라고 말하셔서..(웃음) 그 때, 「사쿠이시상은 음악 좋아하니까 음악만화 같은 거, 어때?」라고 제안 하셨습니다. 음악 만화라는 것은 성공한 예가 드문 장르라서, 당시에는 그다지 그리고 싶은 맘이 들지 않았지만, 「이렇게 말해 주시는 편집장님도 아마 없을꺼야, 도전해보는 것도 재밌을지 모르지」라고 생각이 바꼈습니다. 뭐, 나중에 편집장님이 「진짜로 할 줄은 몰랐어」라고 하셨지만..(웃음)


 

―― 당시, 음악만화를 그릴 즈음, 「이런 식으로 그리면 성공하지 않을까」라는 승산이랄까, 방법론은 있었습니까?
 그런거 전혀 없었어요. (웃음) 제가 음악을 좋아하니까 그것을 소재로 그릴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는 것과, 성공한 예가 거의 없고, 90%가 점점 사라져가는 장르라, 만화로서 성립시켜 보겠다는 그런 도전이 재밌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지만, 「성공하겠지」라고는 털끝만큼도 생각 못했습니다. 뭐, 최소한 내가 납득할 만한 것을 그리고 싶다, 그것뿐이었어요. 일단, 「성공」이 아니라 「성립」시키고 싶었습니다. (웃음)


 

―― 그럼, 「성립」시키기 위해 어떤 방법을 생각했습니까?
 뭐, 극적인 부분을 신경써서 만들어 가자는 것이었어요. 역시, 「음악만화를 그린다」는 것에 대해서 저는 굉장한 공포심이 있었거든요.「음악만화」라는 것만으로도, 모두 보지도 않고 놀러나가 버리는 건 아닐까, 읽다가 던져버리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들어서..(웃음) 실제로, 처음으로 연주장면을 그렸을 때, 등골이 오싹해졌어요. 「위험해, 이런건 만화로서 성립되지 않아」라고, 어쨌든 「월간 소년 매거진」독자들에게 읽는 습관을 들여야겠다고 생각해서, 처음은 영역을 넓히고, 음악이외에 극적인 부분을 만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코유키에게 수영을 시키거나 하는 부분이겠네요. 단지, 실제로는 음악을 확실히 그리게 되는 것 부터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주시는 거겠지만.


 

―― 왜 그렇게 생각하셨어요?
 으음……밴드라는 것은 스포츠 같은 것에 비하면, 극적인 요소가 훨씬 적지요. 거기에, 극적인 요소를 많이 만들고, 차근차근 스토리를 다듬어가는 사이에, 반응이 온다는 느낌이랄까요.


 

―― 이런 쪽은 괜찮을꺼다, 라는 확신을 가진것은 언제쯤이었습니까?
 우선, 「틀리지 않았어」라고 생각한 것은, 그레이트 풀 사운드를 그리고 있었을 때였나……최소한, 만화로서 성립시킨게 아닐까, 괜찮은 만화를 그리고 있는 게 아닐까, 라고 생각했으니까요.


만화에서 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은 음악만화의 결정적인 약점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그것이 강점이라고 말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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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만화와 음악만화


 

―― 예를들면, 선생님의 전작 「ストッパ- 毒島(스토퍼 부스지마)」와 비교했을 때, 『BECK』에서 어려웠던 점은 어떤 부분이었습니까?
 야구만화뿐만이 아니지만, 보통 만화 소재가 되는 것은, 승부하는 부분이 많이 있어요. 그러니까 극적으로 변하는 것도 쉽고, 볼 만한 부분도 많이 있죠. 야구만화같은 건, 가만히 놔둬도 시합을 하고, 승부를 하는 거니까,  그리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음악이라는 것은 승부를 하는 것도 아니죠.
그래서, 지금까지의 음악만화는 아마추어 콘테스트 같은 것을 설정해서, 승부를 하고, 극적인 부분을 만들어 가는 패턴이 많았습니다. 그런 만화도 재미있는 작품은 많이 있었지만, 만화에서 소리가 들리지 않으니까 승부에서  누가 이겼는지, 어째서 이긴건지 전해지기 힘들다는 문제점은 여전했죠. 음악만화에서는, 그 부분이 가장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예를들면, 「부스지마가 160km의 공을 던졌다」라는 것과, 「류스케가 『HUMAN FLY』의 인트로를 쳤다」는 것을 비교했을 때, 독자에게 전해지는 정보량이 전혀 다른거군요. 독자들이 오해하지 않을까 걱정되지 않았습니까?
 아니, 우선, 제 머리 속의 이미지를 독자들에게 그대로 전달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진 않습니다. 단지, 읽고 있는 사람의 머리속에서도 소름이 돋을 정도의 멋진 프레이즈라는 게 분명히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것을 상상해주신다면 좋은 게 아닐까, 라고 생각합니다. 「만화에서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라는 것은, 음악만화의 결정적인 약점이지만, 읽는 사람이 소리를 상상한다면 그것이 최고의 무기가 되요. 반대로 제가 「이건 이런 음이야」라고 설명이라도 한다면, 독자들 중에는 「그런거 싫어」라는 사람이 많을지도 모르니까, 이미지를 강요하지 않는 편이 낫죠. 제 취미는 일단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이거든요.


 

―― 하나 더 질문하겠습니다. 음악이라는 건, 야구와 다르게 「정점」을 보기 힘든 세계잖아요? 예를들어, 고교야구라면, 코시엔(고교야구 전국대회가 열리는 구장인 동시에, 한신 타이거스의 홈 그라운드 이기도 하다.)에서 우승하는 것이 정석인 것처럼 되어있지만, 음악은 「어디가 TOP인가」하는 것이 극히 보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에 대해서는 저도 많이 생각해봤어요. 역시 「오리콘차트 초등장 1위다! 해냈다!」라는 것이 밴드의 정점이라고 한다면, 이제 현실적으로도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인디즈신이 엄청나게 발전하고 있고, 1위를 한 밴드가 더 많이 돈을 벌고 있다고 한다면, 그렇다고 말할수도 없고요. 「그럼, 하마사키 아유미가 최고의 아티스트인거야?」라는 이야기도 될수있겠네요. (웃음) 1위를 한다는 것이, 만약 빌보드에서 전세계적으로 앨범 1000만장을 팔았다고 해도, 그것이 밴드에게 있어서 골(goal)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야구만화라면, 승부를 해서 이기고, 싸워가며 우승을하는 것이니까, 그것이 「끝」이 되는거지만, 음악은 그렇게는 되지 않으니까요.


 

―― 「어떻게 끝나는가」라는 것은, 생각해 보셨습니까?
 어렴풋하게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단지, 코시엔에서 우승을 하는 것과 같은, 가슴이 후련해지는 느낌은 아마도 나오지 않겠죠. 음악에는 헹가래같은 건 없으니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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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는 많은 영향을 받아왔다


―― 하나 더 질문하겠습니다. 야구만화와 비교해보고 싶은 것이 있어요. 『BECK』에는, 죽은 록스타가 많이 나오는데, 꿈에서 알려주는 장면이 나오지요? 그 장면을 만약에 야구만화에서 했다면, 터무니없이 진부한 내용이 되고 말겠지요. 예를들어,「베이브 루스가 꿈에 나와서, 홈런을 친다고 말했다」라고 말하면.(웃음)

 역시, 야구만화에서「승부」를 읽는 사람은 기대하거든요. 「빨리 그라운드로 나가」「빨리 던져」「빨리 쳐라」「결과는 어떻게 됐어?」. 야구만화에서는, 모두 그것을 읽고 싶어 하거든요. 하지만, 음악은 그렇지는 않죠. 굉장히 신기하다고 생각해요. 거기서 소리가 난다는 것만으로도 어째서 사람은 기분이 좋아지는 걸까. 하나의 음이 나는 것 만으로도 거기 있는 모든사람의 기분이 변하는 것은 왜일까. 모르겠어요. 그런 신기한 것이야말로, 꿈에서 알려주었다고 해도 이상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T.Rex의 마크 볼란이 죽기 전에, 「나는 서른살까지 몸을 찢겨져 죽을거야」라고 말했는데 실제로 서른살이 되기 직전에 혈관이 찢겨져 죽었다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굉장히 불가사의한 에피소드라고 생각하지만, 음악에는 그런 이야기가 잘 어울리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이유는, 음악 그 자체가 불가사의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오우씨(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시즈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오우 사다하루 감독인거 같네요;;)가 말해봤자.(웃음) 드라마틱하진 않네요.


 

―― 선생님에게 있어서 음악은 무엇입니까?
 으음……한마디로 표현하는 것은 어렵지만, 역시 중학교나 고등학교 때부터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해 왔던 것 같아요. 정말로 음악에는 여러가지 영향을 받고 있고,「음악으로 인생이 변했다」라고 흔히들 말하지만, 음악을 듣는 것에 따라, 사고방식이 변하게 된 경험이 저도 있거든요. 밥 말리(Bob Marley)도, 레니 크라비츠 (Lenny Kravitz)도, 블루 하츠 (Blue Hearts)도, 그 밖에 다양한 음악에 굉장히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음악이라는 건, 온갖 표현 중에서, 가장 직접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듣는 사람의 마음에 직접, 작용하게 되죠. 그런 의미에서, 정말로 많은 영감(inspiration)을 주는 존재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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